퇴직연금 DC형 관리의 모든 것 (IRP 계좌, ETF 투자, 세액공제)

혹시 회사에서 가입해준 퇴직연금을 그대로 방치하고 계신가요? 저도 2년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회사에서 자동으로 가입된 DC형을 그대로 방치했고, 퇴직금 계좌에 쌓이는 돈이 있다는 사실조차 관심 밖에 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퇴직금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내 자산이 수억 원 단위로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제 투자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돈이 일하게 만드는' 퇴직연금 DC형 운용범과 IRP 세액공제 활용 전략, 제 경험을 담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퇴직연금 DB형과 DC형, 어떻게 다른가?

퇴직연금은 크게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으로 나뉩니다. 

  • DB형(확정급여형) : '퇴직 직전 3개월 평균 급여 * 근속 연수'로, 퇴직 시점에 받을 금액이 미리 정해져 있는 방식입니다. 
  • DC형(확정기여형) : 회사가 매달 또는 매년 일정 금액을 근로자의 퇴직연금 계좌에 적립하고, 근로자가 직접 그 돈을 운용하는 방식입니다.

제 경험상 DB형은 승진이 빠르고 연봉 상승률이 높은 대기업이나 공무원 분들에게 유리하다고 봅니다. 실제로 제 예전 직장에서 퇴직을 앞둔 선배들이 3개월간 야근과 특근을 집중적으로 해서 퇴직금을 끌어올리는 모습을 봤습니다. 저는 집에 일찍 들어가서 쉬는게 좋아 퇴사 전에 가능한 정시에 퇴근했는데, 지금 되돌아보면 한달이라도 해볼걸 하는 아쉬운 마음도 조금 드네요.

한편 장기적인 자산 증식을 목표로 한다면 DC형이 훨씬 매력적입니다. 청년들은 보통 연봉 상승률이 주식 시장의 장기 수익률(약 10%) 보다 낮으니까, 복리의 마법을 부리기에 최적의 조건을 찾아서 선택하는게 이득이죠.

DC형으로 관리하면 퇴직연금 계좌 내에서 다양한 금융상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예적금처럼 안전한 상품부터 주식형 펀드, ETF까지 폭넓게 투자할 수 있고, 복리 효과를 통해 장기간에 걸쳐 자산을 불릴 수 있습니다. 다만 한가지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한번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했다면 그걸 다시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만약 여러분의 퇴직금이 DB형으로 관리되고 있다면 신중하게 생각해서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IRP 계좌 개설과 세액공제 혜택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크게 두 가지 목적으로 개설됩니다. 첫째, 퇴사 시 퇴직금을 수령하는 용도입니다. 법적으로 퇴직금은 IRP 계좌로 받는 것이 원칙이므로, 퇴사를 앞두고 있다면 미리 IRP 계좌를 개설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퇴사 전에 미리 IRP 계좌를 만들어둬서 회사가 요구할 때 쉽게 제출할 수 있어 편했습니다.

둘째, 세액공제를 추가로 받기 위한 목적입니다. IRP와 연금저축펀드를 합산하여 연간 최대 900만 원까지 납입하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총 급여액이 5,500만 원 이하라면 납입액의 16.5%를, 5,500만 원 초과라면 13.2%를 세금에서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간 900만 원을 납입한 경우, 총 급여 5,500만 원 이하 기준으로 약 148만 원의 세금을 돌려받는 셈입니다(출처: 금융감독원).

다만 세액공제는 이미 납부한 세금이 많은 사람에게만 의미가 있습니다. 연봉이 낮거나 소비가 적어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다면, 돌려받을 세금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20대 사회초년생이라면 굳이 IRP를 서둘러 가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너무 무리하지는 말고 어느 정도 연봉과 목돈이 생긴다면, 연금저축펀드 600만 원 + IRP 300만 원을 조합하여 세액공제 한도를 꽉 채우는 것을 추천합니다. 


퇴직연금 계좌에서 ETF 투자하는 법

퇴직연금 계좌는 일반 계좌와 달리 투자 한도가 정해져 있습니다. 위험자산은 최대 70%, 안전자산은 최소 30%를 유지해야 합니다. 여기서 위험자산은 주식형 펀드나 ETF를 의미하고, 안전자산은 예금/적금, 국채, 일부 적격 TDF(Target Date Fund) 등을 의미합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목표 시점에 맞춰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펀드입니다.)

저는 현재 퇴직연금을 투자 한도에 맞춰놓고 관리중입니다. 위험자산 70%는 S&P 500과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채워놓았죠. 저는 타이거 미국 S&P 500과 타이거 미국 나스닥 100에 각각 35%씩 걸어두었습니다. 알고보니 이 ETF들은 순자산 규모가 크고 실비용이 낮아서 장기 투자에 적합한 편이라고 많이 알려져 있더군요. 그리고 나머지 안전자산 30%는 채권 혼합 ETF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S&P 500과 미국 단기채를 함께 담은 원큐 미국 S&P 500 미국채 혼합 50 액티브 같은 상품도 출시되었다곤 하는데, 저는 아직 운용 상품을 바꿀 계획이 없어서 눈여겨 보고만 있습니다.

그런데 좀 알아보니까, 채권 혼합 ETF를 활용하면 사실상 퇴직연금 계좌 내에서 S&P 500 비중을 최대 85%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안전자산 30%를  S&P 500이 절반(50%) 이상 섞인 채권 혼합 ETF로 채우고, 위험자산 70%를 S&P 500 ETF로 채우면, 전체 계좌의 85%가 S&P 500에 투자되는 구조가 됩니다. 이 구조는 투자의 대가 워렌 버핏이 유언으로 남긴 "90% S&P 500, 10% 미국채' 포트폴리오와 거의 유사한 구성이 됩니다!

그래서 제가 추천하는 퇴직연금 투자 방법은 이렇습니다. 

  1. 위험자산 70%: 타이거 미국 S&P 500 또는 타이거 미국 나스닥 100
  2. 안전자산 30%: 원큐 미국 S&P 500 미국채 혼합 50 액티브 또는 예적금
  3. 매달 자동 적립식 매수 설정으로 분할 투자 실행

복리 효과와 장기 투자 전략

사실 저는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지금과는 달리 적금, 예금이란 개념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시간과 복리의 힘을 몸소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복리는 원금에서 발생한 이자가 다시 원금에 합산되어 이자를 낳는 구조잖아요? 쉽게 말해 '이자에 이자가 붙는' 방식이란 뜻이죠. 그래서 투자 기간과 수익률이 높을수록 극대화되는 복리 효과는 일상 대화 속에서도 종종 무언가를 강조할 때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퇴직연금 계좌가 단기 수익을 노리는 상품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매 달 소액일지라도 IRP 계좌에 자동 이체를 걸어놓고, 그 돈으로 ETF를 자동 매수하도록 설정해두었습니다. 지금 당장은 사용할 수 없는 돈이라 억지로 없는 돈으로 치부하고 있지만, 30년 40년 뒤에는 이 작은 금액들이 복리로 불어나 상당한 자산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실제로 S&P 500의 장기 평균 수익률은 약 10%인데, 이 수익률을 30년간 유지하면 원금은 약 17배 이상 불어나게 되거든요(출처: 국가지표체계).

다만 지금처럼 증시가 과열된 시기에는 한꺼번에 목돈을 투자하는 것보단, 저처럼 매달 일정 금액을 나눠 투자하는 적립식 투자가 훨씬 안전할 것 같습니다. 저도 한 달에 일정 금액만 자동으로 빠져나가도록 설정해두었고, 그 이후로는 계좌를 거의 들여다보지 않습니다. 이렇게 감정을 배제하고 기계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장기 투자자가 가져야 할 가장 효과적인 마음가짐이니 중심을 잘 잡으시길 바랍니다!


솔직히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만, 저는 지금 다니는 회사를 떠나게 된다면 그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하고 계획하고 있는 목표에 맞춰 사용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별도로 IRP 계좌를 새로 개설해서 미래를 위한 연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목표와 장기적인 노후 준비를 동시에 잡기 위한 전략을 세운 것이죠.

저처럼 청년이거나 사회에 첫 발을 들인 직장인이라면, "나중에 해야지"라는 생각을 버리고 지금 바로 퇴직연금이 어떻게 관리되어 있는지 점검해보세요. 미루는 것은 복리의 마법을 스스로 걷어차는 것과 같습니다. 본인의 퇴직연금 계좌가 DB인지 DC인지 확인하고, 단돈 10만 원이라도 미국 지수 ETF에 적립식 투자를 시작하면, 30년 뒤의 여러분이 오늘의 선택을 가장 고마워할지도 모릅니다. 오늘의 글이 여러분에게 든든한 자산을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Xuu7rVsOex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