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10.29. DSR 규제가 불러온 전세 이사 (1주택자, 대출한도, 부동산대책)
저도 처음엔 전세 이사 정도야 별일 아니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29일 이후부터 제 주변 지인들이 하나둘 은행에서 고개를 저으며 돌아오는 모습을 보면서, 이건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니라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한 명은 웃으며 새 아파트로 사전점검을 갔지만, 다른 한 명은 전세 연장 대출이 막혀 밤잠을 설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차이는 딱 하나, "이미 집이 한 채 있느냐" 였습니다. 정부의 '10.29 규제'가 평범한 이사 계획을 어떻게 악몽으로 바꿨는지, 남일 같지 않은 그 내막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주택자 전세 이사가 DSR 규제 대상이 된 이유
2025년 10월 29일 이전까지만 해도 1주택자가 전세 이사를 가면서 받는 전세자금대출은 DSR 계산에서 빠졌습니다. DSR이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ebt Service Ratio)을 뜻하는데, 쉽게 말해 내가 벌어들이는 소득 대비 매달 갚아야 하는 대출 원금과 이자를 합친 금액의 비율입니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은행은 '이 사람은 추가 대출을 감당하기 어렵겠다'고 판단하게 되죠.
그런데 10월 29일 이후로 규칙이 바뀌었습니다. 1주택자가 수도권 규제 지역에서 전세 이사를 하면서 전세대출을 받으면, 그 전세대출의 이자 상환분이 DSR 계산에 포함되기 시작한 겁니다. 저는 이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설마 전세 이사 정도야'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주변에서 피해 사례가 속출하는 걸 보고 나서야 심각성을 깨달았습니다(출처: 금융위원회).
이 규제가 무서운 이유는 집을 추가로 사려는 게 아니라 그저 전세로 이사만 가려던 사람들까지 대출 한도가 줄어들거나 아예 막혀버리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전 직장에서 인연을 이어온 지인 한 분은 회사 때문에 수도권으로 이사를 가야 했는데, 부모님이 거주하는 집이 본인 명의로 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세대출 이자가 DSR에 잡히게 되면서 마이너스 통장 한도가 대폭 줄어들었다고 하더군요. 갭투자를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대출한도를 가르는 6억·4억·2억 구조
요즘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집을 사려면 반드시 알아야 할 숫자가 있습니다. 바로 6억, 4억, 2억 입니다. 과거 2024년 6월 27일 부동산 대책에서부터 도입된 이 상한선은, 집값 구간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최대 금액을 정해놓았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은 집을 담보로 받는 대출을 뜻하는데, 쉽게 말해 집을 사기 위해 은행에서 빌리는 돈입니다.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집값이 15억 원 이하일 때: 최대 6억 원까지 대출 가능
- 집값이 15억 원 초과 25억 원 이하일 때: 최대 4억 원까지 대출 가능
- 집값이 25억 원 초과일 때: 최대 2억 원까지 대출 가능
저는 제가 사는 동네 아파트 시세가 15억 정도 되는데, 이 정도만 해도 대출 상한선이 6억밖에 안 됩니다. 결국 순수하게 9억 원을 현금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죠. 솔직히 주변을 둘러봐도 9억을 현금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습니다. 만약 15억이 넘어가는 집을 사게 된다면 대출 상한이 4억이라는 소리이고, 결국 서울 하늘 아래 내 집을 마련하려면 최소한 현금 11억을 들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 됩니다. 로또 1등에 당첨되어도 세금을 떼면 모자란 돈이죠. 제 경험상 이 규제가 도입된 이후로 서울에서 내 집 마련하기가 정말 하늘의 별따기가 되어가고 있다는 걸 체감합니다.
이 6억, 4억, 2억 구조는 11월 10일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서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그래서 규제 지역 무주택 LTV 40%가 이론상으로는 기회인 것처럼 보입니다. 여기서 LTV(주택담보인정비율, Loan To Value ratio)는 집값 대비 얼마나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비율로 나타낸 것인데, 예를 들어 10억짜리 아파트라면 이론상 4억 원까지는 LTV로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집값이 15억 원을 넘는 순간 상한선이 4억 원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더 줄어들게 됩니다. 결국 실제로는 '현금 부자들만의 리그'가 되어가는 현장이 된 셈이라, 이걸 알게 된 이상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무주택자와 1주택자, 운명이 갈린 날
결국 지금의 대출 시스템은 무주택자에게는 그나마 여지를 주지만, 1주택자나 기존 대출이 있는 사람에게는 점점 문을 좁히는 구조로 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부가 먼저 나서서 개인의 상태와 대출 패턴을 기준으로 1차 브레이크 역할을 해준다면, 저희는 이 규제를 적극 활용하여 앞으로의 계획에 적용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갑자기 최근에 뉴스에서 본 내용이 하나 떠오르는데, 과거에 비해 가계 부채가 너무 과하게 늘어났다는 통계와 함께 본인의 소득으로 대출을 감당하기 어려워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람들의 인터뷰였습니다. 영상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타박하는 추임새가 튀어나갔습니다. 아무리 돈이 중요해도 그렇지,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저지른 행동이 본인을 빚에 허덕이는 상황에 빠트린 것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정부가 나서서 규제를 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기도 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너무 과한 대출로 인해 본인의 소득으로 감당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면 안되니까요. 인터뷰에 응한 사람처럼 매달 이자로 200만 원 이상을 납부한다는 건 현명하지 못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규제를 단순히 '정부가 개인의 재테크를 막는다'는 식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많습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지금이 아니면 더 이상 서울에 집을 구할 수 있는 시대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의 땅은 한정적인데, 아무리 재개발이 확정된 곳이 많다고 하더라도 그 한정된 땅 위에 지어지는 집들은 수요를 충족하기엔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은 점점 과열되겠지만, 반대로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집값은 점점 오르지 못하고 유지하는 정도 선에서 정체되면 그나마 다행이겠죠.
그래서 사실 다양한 매체들이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청년들이 빚에 허덕이고 있다는 기사를 쏟아내었어도, 한편으로는 그들이 부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금 당장의 생활은 어려울 수 있지만, 부동산이 오르면 결국 가만히 앉아서 큰 돈을 만들어내는 셈이 될 테니까요. 게다가 지금은, 지난 12월 12일 금융위원회가 긴급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일시적으로 2주택자가 되는 경우 매도 계약서와 계약금 수령 증빙 자료를 제출하면 DSR 계산에서 전세대출을 빼주기로 했습니다(출처: 금융위원회). 갈아타기를 위한 일시적 2주택자인 사람이라면 살 길이 열린 유일한 기회입니다. 지금 당장 부동산 전략을 점검해 보고 매도 계약부터 서두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정부가 나서서 대출 규제를 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 아쉬운 결과를 불러오는 상황이 될 것으로 예측되어 싫은 소리가 나오는 것뿐입니다. 우리가 집을 구매하는 이유는 생활하는 데 있어서 안정감을 누리기 위함이 가장 크지만, 이 욕구를 충족함과 동시에 재테크로 재산을 증식할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집값이 오르면 그만큼 자연스럽게 내 재산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고, 그러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 때 조금 더 선택권이 넓은 상태로 거주지를 선정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으로 재테크를 계획하고 있을 텐데, 이런 대출 규제가 서민들의 재테크 계획에 큰 걸림돌이 될 것 같아 볼멘소리가 튀어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지금 당장 은행 앱으로 여러분의 소득과 기존 대출을 넣고 대출 한도를 조회해보세요. 시스템이 여러분에게 찍어주는 숫자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숫자가 여러분의 계획과 맞지 않는다면, 지금부터라도 전략을 수정해야 할 때임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계획을 수정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